▲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은 3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심층진료 시범사업을 통해 환자중심의 적정 진료를 실현하고, 환자와 의사 모두의 만족도를 높이는 대안 마련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상급종합병원서 시행중인 ‘심층진찰’이 높은 환자 만족도로 연착륙에 성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진료 효과의 평가는 장기적 결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번 조사에서는 예외로 했다.

3개월간의 심층진찰 분석 결과, 의사(5점척도 기준, 심층군 3.71 vs 대조군 3.28. 차이 0.43), 진료시간충분도(3.69:2.84, △0.85), 치료과정(3.55:3.06, △0.49), 환자권리보장(3.64:3.13, △0.51) 등 평가항목 전반에서 평가점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해 9월부터 시행된 ‘상급종합병원 심층진찰료 시범사업’에 참여한 서울대병원 13명의 교수를 대상으로 사업효과를 평가한 연구결과를 30일 발표했다. 평가는 내과계, 외과계, 소아과계로 나누어 대조군과 비교하는 방법으로 진행되었고 환자만족도, 진료의 내용, 진료비, 회송률 등을 살펴봤다.

이번 연구는 2017년 10월 1일부터 2017년 12월 31일까지 서울대병원의 심층진찰 시범사업으로 내원한 대상환자 373명 중 응답자 274명과 성별과 나이를 매칭하여 동일한 의사에게 진료를 받은 대조군 14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환자만족도의 경우 진료시간은 심층진료군이 92%. 대조군이 71%로 심층진료군이 21% 높았다. 외래진료는 심층진료군이 10점 만점에 9.04점, 대조군이 7.65점으로 1.39점의 차이를 보였다.

검사량과 처방약제량도 조사했다. 진단검사량은 심층진료군이 대조군에 비해 전체적으로 적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중증질환자와 내과계에서 더 낮게 나타났는데 진단검사의학 검사수 및 처방약제수가 유의미하게 낮았다.

소아과계의 경우는 모든 항목에서 약간 높은 경향을 보였다. 이는 희귀질환자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영상의학 검사량과 약제 처방량은 심층진료군이 약간 더 높았다. 진단검사량이 소아과에서 높은 경향, 영상의학검사와 처방약제량이 심층진료군에서 더 높은 이유는 초기면담이 충분히 이루어짐으로 인해 재진시 시행될 검사와 처방이 줄고 초진 시 충분한 검사와 투약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러한 가정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심층진료 참여자에 대한 추적관찰을 통해 생애 총 진료비 및 사회적 비용을 추적하여 연구할 필요가 있다.

진료비의 측면에서는 심층진료군이 대조군에 비해 전체적으로 낮았다. 세부적으로 보면 검사 및 투약량의 변화와 같이 내과계와 중증질환군에서 차이가 두드러졌다.

회송률의 경우, 심층진찰군과 대조군에서 회송률이 각각 44.4%와 39.1%였고, 특히 진료회송서 및 소견서를 발급해 회송하는 적극적 회송의 경우에는 각 19.5%와 4.2%로 심층진찰군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자신이 다니는 동네의원도 신뢰에서는 높은 만족도를 지니고 있다고 봤다.

참여의사의 만족도(10점 만족)는 환자와의 라포트 9.18, 직업전문성실현8.91, 의료 질 8.82, 환자의 질병이해도 8.82, 의사결정과정의 공유 8.73, 보상수준 4.45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심층진료가 환자와 의사의 만족도를 제고하고, 검사량과 진료비의 감소 및 증가 등의 변동이 있으나 의료의 질 측면에서 적정진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연구대상이 서울대병원으로 제한된 점, 일부 진료과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는 한계가 있어 엄밀한 정책평가를 위해서는 추후 대상기관 및 진료과를 확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을 주관하는 권용진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은 “심층진료 사업을 통해 환자중심의 적정 진료를 실현하고, 환자와 의사 모두의 만족도를 높이는 대안 마련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밝히고 “심층진료 사업은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및 희귀질환자를 대상으로 고도화된 진료에 집중하고 경증환자를 지역사회로 적극적으로 회송함으로써 의료체계 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이런 기대효과를 국가적 차원에서 확인하고 사업을 고도화하기 위해서 2018년에 심층진찰료 시범사업 실시기관 수를 25개로 확대하고 2단계 연구용역을 시행했다. 2차 연구 내용은 사업모형 고도화, 진료과목별 행위정의 개발, 성과지표 구조화 및 검증, 수가산정 모형 및 적정수가 수준 개발, 환자·의사 커뮤니케이션 향상 방안 등이다. 또한 사업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진료의뢰·회송 시범사업과 연계하여 의료전달체계 정상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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