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소아감염학회는 11일 제16회 연수강좌를 개최했다.

대한소아감염학회가 격리 바이러스의 대상 확대를 두고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다.

의학자로, 학회 입장에서는 당연히 격리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정책 당국과 병원 현실은 그것을 수용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한소아감염학회 김윤경 홍보이사(고려의대), 이현주 분당서울대병원, 조혜경 가천의대 교수는 11일 대한소아감염학회 제16회 연수강좌가 열린 가톨릭의대서 의계신문과 만나 “학회는 분명한 방향과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이같은 고민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소아감염 환자를 격리하는 수가가 인정되는 것은 로타바이러스와 인플루엔자 2개 뿐. 노로바이러스, 엔트로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은 대상이 아니다. 특히 RSV는 미숙아·신생아에서 대부분 한번은 걸리게 되는데 문제가 많다. 결국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크다는 것이 학회의 고민인 셈이다.

▲ 좌부터 김윤경·이현주·조혜경 교수가 소아감염 현안을 기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격리비용이 인정되면 약 35만원 정도의 본인부담금이 5만원 정도로 크게 낮아진다. 다인실 본인부담금은 1만원대, 6세 미만은 4000원대다.

문제는 병원 현실. 김윤경 교수에 따르면 비인정의 경우 보호자가 격리실을 거부하면 다인실 입원을 하게 된다. 기타 질환이 있는 환자와 같은 병실을 써야 하고, 아니면 같은 질환자끼리 병실을 함께 쓰도록 후속 움직임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격리실을 수용해도 문제다. 1인실이 절대 부족하기 때문이다. 늘릴 수도 없다. 병원 경영 측면에선 더더욱 수용하기 쉽지 않다.

김윤경 교수는 “다인실 강화 정책보다는 국민의 안전한 입원 환경을 위해 1인실(격리병실)을 확대하는 시각을 가졌으면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이현주 교수는 “감염관리는 보이지 않는 곳에 쓰는 돈으로 ‘안전’으로 되돌아 오는 비용인데 너무 인색하다”며, “불이 발생하지 않아도 소방서가 있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발생한 이대목동병원 사건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문제 발생시 전문가에 의해 정확히 진단하고 대책을 세워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사건 발생후 대한소아감염학회에 공식 의견 요청이 오지 않았고, 신생아중환자실을 모르는 감염내과에 의뢰했다는 것. 심지어 (어쩔 수 없었겠지만)감염내과에서도 신생아중환자실 감염과 관련 답을 하고 있어 학회에선 상당히 놀랐었다는 것이다. 그 분야에 맞는 전문가에 의해 정확히 분석하고 대책을 세워나가야 한다는 것이 학회의 주장이다.

이날 조혜경 교수는 “그동안 공중 보건 중심의 국가감염병관리에 집중했다면 앞으론 바이러스 감염병 중심의 정책을 펼쳤으면 한다”고 기대하고 “결국 그것이 문케어의 방향이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이날 연수강좌는 소아청소년 환자의 감염관리, 입원한 소아청소년 환자의 감염관리,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서 감염관리의사의 역할 등 3개 심포지엄과 최신 논문을 리뷰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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