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호, 박기청 교수

암 줄기세포가 갖는 항암제 저항성의 핵심 원인은 세포 내 칼슘이온의 수송과 저장에 관여하는 단백질 'SERCA'로 확인됐다.

일반 암세포와 달리 암 줄기세포는 항암제 투여 시 과도한 칼슘이온 분비를 줄이고, 동시에 과도하게 분비된 칼슘이온을 다시 소포체로 되돌려 넣을 수 있는 단백질 SERCA의 수를 늘려 칼슘이온 농도를 조절, 생존한다는 것이다.

연세의대 외과학교실 정재호·박기청 교수팀이 항암제에도 살아남는 암 줄기세포의 생존 원리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항암제 조합을 밝힘으로써 난치성 암 환자를 위한 치료제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 교수팀은 이 같은 생존 원리에 착안해 SERCA의 기능저해제인 ‘탑시가르긴(Thapsigargin)’을 기존 항암효과가 확인된 2DG(2-deoxyglucose)‧메포민(Metformin)과 함께 투여, 암 줄기세포에 대한 항암효과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동물 실험 결과 평균 200mm3였던 암 줄기세포 종양들은 2DG와 메포민만 투여했을 때는 20일 뒤 525.67mm3, 30일 뒤 1082.44mm3, 40일 뒤 2963mm3로 커졌지만 탑시가르긴을 함께 투여하자 20일 후 372.67mm3, 30일 후 489.67mm3, 40일 후 520.11mm3로 성장이 억제된 것.

이번 연구 결과는 암 줄기세포뿐만 아니라 항암제 저항성을 지니는 여타 난치성 암에도 적용 가능하다. 다른 난치성 암도 항암치료로 과도한 스트레스가 발생하거나 종양미세환경이 나빠졌을 때 세포질 내 칼슘이온 농도를 조절해 사멸을 피한다는 원리는 같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로 암 치료 전반은 물론 그간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지 못했던 암 줄기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치료제 개발에 큰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정재호 교수는 “이번 연구로 암이 진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스트레스와 항암제와 같은 인위적 스트레스에 적응하는 원리에 대한 심층적 이해가 가능해졌고 악성 암 줄기세포를 치료할 수 있는 실험적 근거를 제시할 수 있게 됐다”면서 “향후 생존 관련 메커니즘을 더욱 상세히 규명해 암 줄기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치료의 새로운 장을 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특허 등록 후 항암제 개발을 위한 기술 이전도 이뤄진 상태다.

이번 연구는 미국암연구학회에서 발행하는 ‘Clinical Cancer Research’ 온라인판에 최근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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