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황금기인 20대, 그만큼 건강과 활기에 넘칠 것 같은 세대지만 최근 이러한 20대의 건강이 다른 연령층보다도 더 빠르게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 양지병원 가정의학과 김진리 과장은 “20대는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여러 데이터를 분석하면 ‘젊음=건강’이라는 공식에는 오류가 있다.”며 “특히 최근 20대들은 ‘N포 세대’라는 말처럼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으며 이로 인한 스트레스로 몸은 물론 마음의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이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과장에 따르면 20대의 건강지표를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은 위장질환이며 특히 20대의 사망원인 3위는 암으로 그 중 위암은 백혈병(1.1명)과 뇌암(0.5명)에 이어 사망원인 3위(0.3명)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적인 요인과 유전적인 요인이 여러 단계에 작용해서 발생하는 위암의 경우 20대는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한 발생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은 학업이나 취업 준비에 바빠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없어 ‘혼밥’ 등으로 급하게 끼니를 해결하는데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혼밥’ 으로 식사를 대충 하는 답변이 35.8%, 인스턴트 식품으로 대신하는 경우도 19.2%에 달했다.

이러한 식습관으로 인해 신선하지 못한 음식의 섭취, 염분이나 질산염이 많이 함유된 음식(포장된 육류제품, 훈제육 등)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위암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김 과장은 “20대의 잘못된 식습관은 단순히 위암 위험성을 높이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며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위·식도 역류질환은 지난 2016년 20대 환자는 343,736명으로 2012년 대비 20.6%가 증가했다. 이는 10대(11.8%)는 물론 30대(8.3%), 40대(16.0%)보다 높다. 장염 또한 비슷하다. 2016년 환자는 656,303명으로 2012년 대비 28.4%가 증가했는데 이 또한 10대(9.6%), 30대(23.7%), 40대(25.6%)보다 높다.

이와 함께 20대의 건강 악화는 신체뿐만이 아니다. 20대 사망원인 1위는 ‘자살’로 이는 20대가 끊임없이 정신건강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살 외에도 정신질환 환자 수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2015년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4세 주요 우울장애로 병원을 찾은 이들은 27,642명으로 2011년 대비 24% 증가했다. 특히 자살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주요 우울장애 유병률이 20대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20대의 정신건강이 한계에 달해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김진리 과장은 “건강을 지키기 위해 주기적인 검진으로 병을 사전에 발견, 조기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20대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이를 실천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20대가 건강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사회적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 통계지표자료에 따르면 연령별 요양급여비용 증감률에서 20대의 증가율이 60세 이상을 제외하고 가장 크게 증가했다. 2016년 20대 증가율이 30.8%로 30대 21.1%, 40대 20.3%, 50대 26.8%보다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 2016년 사망원인 통계도 20대의 고의작 자해(자살) 구성비가 가장 높고 암으로 인한 사망 또한 3위를 차지하는 등 20대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