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인표 원장

“을지대병원은 두 번의 고배를 마셨지만 본래 상급종합병원이었기 때문에 그 능력까지 의심받고 있지는 않다. 가장 큰 문제는 간호사 등의 인력이다. 지방 대학병원에서 2-5년 정도 경력이 되면 수도권이나 월급이 많은 곳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올해는 모든 조건을 갖췄다.”

홍인표 을지대병원 원장(성형외과)은 최근 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를 갖고 “지난해 9월1일 원장에 취임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1년을 보냈다”며, 현재 최우선 과제는 ‘상급종합병원의 재진입’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을지대병원은 故 범석 박영하 박사께서 1956년 개원한 ‘박산부인과의원’을 시작점으로 한다면 올해가 60년주이 된다.

그동안 경영의 핵심 키워드는 설립자의 철학인 ‘의사는 환자곁에 있어야 한다’였다.

이 키워드는 지금도 이어져 토요 오전 진료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또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감염병 발생 시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의료 환경 조성에도 나서고 있다. 중환자실뿐만 아니라 응급실에서도 감염질환 환자를 격리할 수 있도록 음압병실 개설을 위한 공사가 진행중이고, 환자안전과 감염예방을 위한 병문안 문화개선을 위해 ‘병동 방문 통제 시스템’도 구축중이다.

암치료 연구개발도 주목받고 있다. 의료진의 전문적 연구와 진료에 경쟁력을 키우면서 지난해 10월 암센터, 지난 4월 로봇센터를 대폭 확충했다.

지난해부터는 내과 레지던트 1년차에 100만원의 지원금과 석·박사 대학원 과정 전액 장학금을 지원했으며, 올해는 흉부외과와 신경외과 레지던트에게도 확대했다.

또 교육과정에 충실히 임할 수 있도록 근무스케줄 등의 부분도 세심하게 배려하는 등 전공의들이 자부심을 갖고 임상에 전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중다.

몇 년 전 소아사망 사건 관련 권역외상센터 패널티(보조금 삭감)을 받았는데 이를 계기로 현재는 외상센터·타 기관과의 진료 및 환자 전원 절차에 대한 지침의 수정·보완으로 신속한 환자 전원이 이뤄지고 있다.

외상센터 핫라인 직통번호 등 환자 전원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해 응급실 내원 전 단계에서의 환자 치료에도 적극 임하고 있다.

홍 원장은 병원계 현안인 간호사와 약사 등 인력난에 대해선 우려를 표명했다. 을지대병원도 예외가 아니다.

지방병원의 간호사, 약사 등 인력난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지방일수록, 중소규모일 경우 이전보다 더 심각한 상황. 외지에서 온 의료진을 제외하면 90% 이상이 대전 사람이지만 수도권 주요 병원에 합격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는 것이 현실인 셈이다.

홍 원장은 “병원 차원에서도 복지제도 개선이나 임금상향, 근속수당 제공, 원하는 부서 배치 등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고, 지역 간호대학을 찾아 취업설명회를 개최해 우수 인재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곧 발표 예정인 정부 차원의 ‘간호인력 수급 종합대책’ 방침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을지대병원은 지역사회와 지역민의 관심과 애정으로 발전한 만큼, 다양한 교육과 행사에 지역 병의원들이 빠지지 않는다.

감염관리 교육, 심폐소생술 교육,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 워크숍, 주2회 진료협력센터에서 지역 병의원 방문 등을 통해 소통을 강화하고 있는 것.

또 병원으로 의뢰할 시 불편한 점은 없는지, 앞으로 개선해야 할 사항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등을 귀담아 듣고, 환자의뢰에 불편함이 없도록 진료시간표도 전달하고 있다.

의료전달체계 강조와 함께 홍 원장은 사립대병원을 경영하는 의사로서 조심스럽게 ‘문 케어’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전면 급여화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비급여를 포기하게 되는 의료계에 대한 보상 방식이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재정이 없다면 갑자기 뒤짚기 보다는 점진적으로 급여화하는 방안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덧붙여 의료계가 최근 광화문에서 집회를 개최한 것도 이것이 배경이지 않느냐고 목소리 톤을 높였다.

홍 원장은 “우리나라 의료시스템 중에 고쳐야할 첫 번째가 환자를 많이 보게 하는 이른바, 박리다매 진료로 대학병원이 시장통이 되어선 안된다”며 “그런면에서 서울대병원의 15분 심층진찰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대전서 30분 거리에 있는 세종시로 젊은 사람들의 이동이 많았다”며, “세종충남대병원이 개원하면 환자의 이동도 불가피하겠지만 지역 병의원과 함께 윈윈할 수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을지대병원은 새정부 공약에 맞춰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복지 개선, 임금 인상 등을 노조와 합의해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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