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진료 과정과 의료사고의 발생 경위

신청인(1925년생, 여)은 2004년 불안정협심증 진단 하에 ○○병원에서 2011년까지 총 3회 스텐트삽입술 시행한 후 심혈관계 약물을 복용중이었고, 2010. 9. 28.부터 노인성 치매 및 우울증 진단 하에 신청인의 보호자인 딸이 매달 피신청인 병원 외래 방문하여 경과관찰 및 증상의 변화에 따라 정신과 약물 조절중이었다.

신청인은 2014. 3. 15.과 2014. 4. 14. 딸을 통하여 피신청인 병원 의료진으로부터 아리셉트(퇴행성 질환용제) 10mg, 카세핀(항정신용제) 12.5mg, 스리반(항불안제) 1mg 30일분씩을 각 처방받았다.

그 후 신청인은 2014. 5. 2. 13:00경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보건소가 관장하는 건강진단을 받다가 혈압이 70/50mmHg로 측정되어 13:55경 □□병원 응급실 방문하여 급성 방광염, 상세불명의 급성신부전 진단 하에 기존 자가약 투약 중단 조치 및 입원치료를 받고 2014. 5. 14. 퇴원한 후 요양원에 입소하였다.

그 후 신청인의 딸이 2014. 5. 15.과 2014. 6. 16.에 피신청인 병원에 정기 내원하여, 신청인이 저혈압으로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다는 점을 고지하였으나, 피신청인 병원 의료진은 기존과 동일하게 아리셉트 10mg, 카세핀 12.5mg(25mg 0.5T), 스리반 1mg씩을 각 처방하였다.

한편 2014. 5. 15. 피신청인 병원 약국의 처방약 조제과정에서 실수로 카세핀이 12.5mg이 아닌 50mg(100mg 0.5T)으로 잘못 조제되었으나,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투약하였다가, 2014. 6. 16. 내원 시 신청인의 딸이 피신청인 병원 의료진에게 지난달부터 약 색깔이 다른 것을 받았다면서 처방이 바뀌었는지를 문의하는 과정에서 조제 오류가 확인되어 약 복용을 중단하였다.

나. 분쟁의 요지

신청인 대리인은 피신청인 병원 의료진에게 2014. 3. 15. 카세핀 최초 처방 이틀 후 신청인이 못 일어나고 계속 잠만 잔다고 고지하여 이틀간 약을 중단하였다가 절반씩 투약한 적이 있고, 같은 해 4. 14. 정기 내원 시에도 일어나다가 자꾸 비틀거리고 부딪힌다고 고지하였으며, 두 달 후인 같은 해 5. 15.에는 급기야 저혈압으로 쓰러져 입원치료까지 받았다고 고지하였음에도 동일한 처방을 반복하고, 거기에 더하여 원래 처방보다 4배 과다한 조제 실수까지 범한 의료상 과실로 인하여 원래 혼자 생활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던 신청인이 요양원 신세를 지는 상태가 되었으므로 그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1000만원을 요구했다.

피신청인은 2014. 3. 15. 카세핀 최초 처방 당시, 신청인의 정신행동증상을 딸로부터 듣고, 기존에 몇 년간 투약해오던 렉사프로는 효과가 없다는 의학적 판단에 따라 카세핀과 스리반으로 변경 처방하게 된 것이고, 신청인이 심혈관계 약물을 복용중인 치매환자이긴 했으나 소량 처방이었기 때문에 이후 환자의 증상 및 변화를 듣고 조절하려고 하였던 것이며, 같은 해 5. 15. 내원 시에 저혈압으로 □□병원에서 치료받았다는 사실을 고지 받았으나 □□병원에서 약을 확인한 결과 그 병원에서도 카세핀을 처방하고 있었기 때문에 중복일수를 제외하고 다시 처방을 한 것이지 약물 부작용 고지를 무시하고 처방을 계속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같은 해 5. 15. 카세핀이 처방대로 25mg 0.5T(12.5mg)로 조제되지 않고 100mg 0.5T(50mg)로 조제된 실수에 대해서는 인정하나, 통상적인 유효처방 용량 내였으며, 이로 인해 일시적으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나 약물의 반감기를 고려할 때 수개월 혹은 영구적인 부작용이 남을 수 없으므로 현재까지의 모든 요양원 비용을 배상하라는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사안의 쟁점은 심혈관계 질환 및 고령의 치매 환자인 신청인에게 카세핀 투약 및 처방을 지속한 것이 적절하였는지 여부와 카세핀이 처방대로 25mg 0.5T(12.5mg)로 조제되지 않고 100mg 0.5T(50mg)로 조제된 부분의 적절성 여부다.

다. 분쟁해결의 방안

아리셉트 10mg은 알츠하이머 치매에서 권장되는 용량이고, 카세핀 12.5mg은 수면장애 또는 정신병 증상을 보이는 치매환자에서 사용할 수 있고 아주 소량이며, 스리반 1mg은 우울증에서 사용하는 약제로서 신청인이 2014. 3. 15. 밤새 잠을 안자고 욕하고 화내고 소리지르는 행동 보여 처방한 것으로 약제 처방은 적절하였다.

2014. 3. 15. 이래 두 달여 동안 처방받아오던 약물들로서 신청인이 주장하는 환자의 무력감, 현기증, 기립성 저혈압은 이들 약물의 부작용이 일부 기여하였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고령의 노인들에서 비교적 흔히 나타나는 신체노화현상이기도 하며, 이 환자의 경우 이전에 동맥경화로 관상동맥 막힘의 혈관장애로 수차례 스텐트 시술을 받은 바 있고, 이에 대한 치료약물인 항응고제, 동맥경화용제, 3 종류의 혈관확장제 및 2 종류의 혈압강하제를 복용해오고 있어 상기의 증상은 고령의 나이에 따른 신체증상, 동맥경화에 의한 증상 또는 이들 약물에 의한 부작용에 의한 복합적인 증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이다.

피신청인 병원의 조제과정에서 카세핀이 처방된 12.5 mg이 아닌 50 mg 으로 조제되어 환자에게 전달된 것은 있을 수 없는 조제 오류이며 이는 매우 부적절한 결과이다. 그러나 카세핀의 우울증에서의 인가된 용량은 고령인 경우 첫날 25 mg부터 시작하여 하루 25-50 mg씩 서서히 증량하라고 되어 있으므로 설사 12.5 mg 대신 50 mg이 투약되었다 하여도 권장 용량을 초과한 것이 아니므로 환자에게 위해를 끼쳤다고 보기는 어렵다. 조제 오류가 있기 한달 전인 2014. 4. 14. 기록을 보면 치매의 인지 및 정신병적 증상이 심해지고 일어나다 비틀거리고 넘어지려 한다고 하였고, 조제 오류가 발생하고 1개월 후인 2014. 6. 16. 진료기록을 보면 ‘요양원에서 잘 지내고 있다’고 기록된 점으로 미루어 사고 전부터 어지럼증이 있었고, 조제 오류 후에 이 카세핀에 의한 구체적인 약물부작용의 증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복약 지도가 제대로 되었다면 그 당시 조제 오류가 발견되었을 가능성도 없지 않은데 그러하지 못하여 적절하지 않았다고 사료된다.

라. 손해배상책임의 유무 및 범위에 관한 의견

카세핀 투약의 적절성 여부

2015. 3. 15. 카세핀 최초 처방 당시, 기존에 몇 년간 복용해오던 처방약(아리셉트 10mg, 렉사프로 10mg)에도 불구하고 신청인의 정신이상행동(밤새 힘들게 하고 잠을 안자고 욕하고 화내고 소리지르는 행동 보임)이 계속됨을 고려하여 피신청인 의료진이 카세핀 및 스리반으로 약제를 변경 처방한 것 자체는 부적절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나, 피신청인이 처방한 약제 중 카세핀에 대한 약품허가사항을 보면, “5. 치매 노인 환자: 이 약은 치매 관련 정신병 환자의 치료에 사용하도록 허가되지 않았다. 비정형성 항정신병 약물들을 메타 분석한 결과, 치매 관련 정신병을 가진 노인 환자에서 위약보다 사망 위험성이 증가하였다.”, “일부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치매환자에 대한 무작위, 위약대조 임상 시험 결과 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3배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약은 심혈관계 질환, 뇌혈관 질환, 다른 저혈압 요인이 있는 환자에는 주의하여 사용하여야 한다. 쿠에티아핀은 특히 초기 증량 기간 동안 기립성 저혈압을 야기할 수 있다.”, “신중투여 : 2. 심혈관계 질환, 뇌혈관계 질환 혹은 저혈압이거나 저혈압의 위험이 있다고 알려진 환자(최초 투여동안 일과성 저혈압이 나타날 수 있다). 5. 고령자.”, “이 약은 고령자에게 특히 초기 투여시에 주의해서 투여해야 한다.”라고 각 기재되어 있는바, 부작용 발생 고위험군인 신청인(심혈관계 질환 및 고령, 치매환자)에게 카세핀을 처음 처방할 때에는 졸음, 무기력, 현기증, 기립성 저혈압 등의 발생에 세심하게 유의하여 복용량 조절 및 타 약제로의 변경 처방 등이 이루어졌어야 할 것이나, 이 사건 경과를 볼 때 이러한 주의가 부족하였다고 보인다.

조제 오류 여부

특히 2014. 5. 15.에는 조제 실수로 원래 처방보다 4배 증량된 카세핀이 투약되었는바, 이는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진단 수준의 범위 안에서 전문직업인으로서 요구되는 의료상의 윤리와 의학지식 및 경험에 기초하여 신중히 환자를 진찰하고 정확히 진단함으로써 위험한 결과 발생을 예견하고 이를 회피하는 데에 필요한 최선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신청인은 신청인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함이 상당하다.

마.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적극적 손해

치료비 : 신청외 □□병원 치료비 548,003원 및 일응 신청인이 부작용 증상 회복을 인정한 이 사건 조정신청서 제출 이전까지의 장기요양급여비 4,123,750원

소극적 손해

신청인은 이 사건 당시 가동연한 경과하여 일실이익 없음

위자료

이 사건의 경위, 카세핀 투약 기간 및 이후 치료기간, 신청인의 연령, 질병의 정도, 부위, 재산상 손해액, 통상 의료소송에서 인정되는 위자료의 산정기준, 이 사건 분쟁이 현재 조정단계에 있는 점 등 조정절차에 나타난 모든 사정 등을 참작하여 위자료를 정함이 타당하다.

결론

피신청인이 신청인에게 위 재산적 손해 및 위자료 합계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분쟁을 해소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피신청인이 신청인에게 금 800만원을 지급하고, 신청인은 이 사건 진료행위에 관하여 향후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자료제공: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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