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측부터>노연홍 의료정보학회 춘계학술대회 조직위원장, 대한의료정보학회 유희석 회장, 박현애 세계의료정보학회 회장, 의료정보학회 박래웅 이사장, 양광모 홍보이사가 22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우리나라는 4차산업혁명을 이끌 장점이 많지만 단점도 크기 때문에 이러한 허들을 넘기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4차산업혁명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보건의료’. 그러나 IT강국으로 전자의무기록과 PACS 보급률 세계 1위 대한민국이 이 흐름을 이끌고 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왔다.

대한의료정보학회(회장 유희석, 이사장 박래웅)는 22일 인천 가천대 메디컬캠퍼스에서 춘계학술대회 중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박래웅 이사장(아주의대)은 “1980년대에 ‘반도체’가 가장 중요한 ‘쌀’이었다면 4차산업혁명에선 ‘데이터’가 ‘쌀’이 될 것”이라고 말문을 연 뒤 “우리나라는 새로운 기술에 대해 친화적인 장점에도 불구하고 각 병원들의 ‘나홀로’ 개발과 발전으로 인해 세계적 진출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박 이사장은 데이터 질이 좋은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우리나라는 각 데이터가 병원별로 흩어져 있는데 이는 병원안에서는 몰라도 종합적인 연구나 진료에 활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데이터 가치를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또 글로벌이 작동하기 위해선 ‘개방성’이 중요한데 우리는 그렇지 못한 상황. 다른 나라에서도 써봐야 하지만 분당서울대병원의 사우디 진출 등 일부를 제외하면 타국에선 사용이 어렵다. 분당서울대병원 시스템도 우리나라 타 병원에선 사용치 않고 있다. ‘내 것’이라는 폐쇄성이 작용하는 셈이다.

특히 “4차산업혁명에서 ‘한국형’은 의미가 그리 크지 않다”고 지적하고 “세계형으로 개발하고 또 협조해 4차산업혁명을 끌고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대안중 하나로 그는 ‘인센티브’를 제안했다. 미국은 EHR을 도입하면 법에 의해 인센티브 주는데 단순히 도입이 아니라 데이터가 의미있게 사용되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데이터 질을 높여 연구에 활용되도록 해야 하고, 고도화시킨 데이터는 곧 나에게 이득으로 되돌아 와야 한다”면서 “타인이 이 고급 데이터를 사용하면 일정 부분 비용이 발생토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병원별 자체 개발 환경은 각 병원의 데이터를 표준화된 프로그램으로 전환토록 하는 ‘불편한’ 연구가 등장하게 됐다.

오디세이 컨소시엄 등이 그것으로, 병원에 데이터를 그대로 둔 채 프로그램을 통해 하나의 표준화된 틀로 전환하도록 한 것.

이 컨소시엄은 국내 24개 병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앞으로 유전체 등으로 확장할 계획도 갖고 있다.

박현애 세계의료정보학회 회장도 “의료정보 선진국은 밴더 중심으로 진행됐는데 우리는 병원중심으로 발전했고 ‘이것은 내것’이라는 생각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미국은 밴더들이 글로벌이어서 글로벌 표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대표적인 것이 ‘표준용어’라고 예를 들었다. 표준용어를 통해 개발되면 개방성과 사용편리성 등으로 글로벌의 초석이 된다는 주장이다.

이어 “국가가 라이센스를 사서 국가 안에서는 무료로 쓰도록 하는 것이 경제적인데 이런 면에서 우리는 글로벌에서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 주도의 흐름이 있었으나 철저한 개인정보 보호법과 기업 살리기 등의 이유로 추진되지 못한 점에 아쉬움이 크다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인공지능이 바꿀 보건의료 혁명(AI Driven Healthcare Revolution)’ 주제로 열린 춘계학술대회는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 김강립 실장이 ‘4차산업 혁명과 미래 보건의료'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으며, IBM 왓슨 팀의 왕칭군 종양학 박사의 ‘인공지능 시대의 보건의료 (Healthcare in the Era of Cognitive Computing)’ 주제의 기조연설이 주목받았다.

또 인공지능, 정보의학인증, 빅데이터, 간호정보학, 표준화, 공공의료정책, 블록체인 등 다양한 주제의 심포지엄, 특히 인공지능이 발전함에 따라 등장할 윤리적 이슈에 대해 예측하고 방안에 대한 패널토론도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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