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한 청소년이 정상 체중 청소년에 비해 짠맛에 더 둔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짠맛을 잘 못 느끼는 청소년은 혈압도 더 높았다.

이는 경상대 식품영양학과 이주희 교수팀이 소금 성분인 나트륨의 섭취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어촌 지역 중학생 218명(남학생 115명·여학생 103명)을 대상으로 짠맛에 대한 민감도·선호도와 건강과의 관계 등을 분석한 결과.

연구결과는 한국식품영양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으며,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은 9일 이 내용을 배포했다.

연구팀은 먼저 중학생의 짠맛에 대한 민감도·선호도 파악을 위해 두 가지 검사를 실시했다.

중학생에게 소금 농도를 높여가며 어느 농도에서 소금액과 물을 구분할 수 있는지를 통해 짠맛에 대한 민감도를 측정했고, 각기 다른 소금 농도로 간을 맞춘 여러 반찬 가운데 가장 입맛에 맞는 음식을 선택하게 함으로써 중학생의 짠맛 선호도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비만 중학생은 정상 체중 학생보다 짠맛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졌다. 정상 체중 학생은 소금 농도가 0.038%일 때 소금액과 물을 구분한 반면 비만 학생은 소금 농도가 0.049%가 돼서야 소금액을 감지할 만큼 짠맛에 둔감했던 것.

이 교수팀은 논문에서 “(비만을 유발하기 쉬운) 가공식품과 인스턴트식품 섭취 빈도가 높을수록 짠맛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진다는 다른 연구결과도 있다”며 “비만 청소년의 짜게 먹는 식습관 개선을 위한 영양 교육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연구에서 남학생의 경우 짠맛에 대한 민감도가 낮고, 짠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강할수록 혈압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여학생도 짠맛 민감도가 낮을수록 수축기 혈압(최대 혈압)이 상승했다.

비만 남학생의 평균 혈압은 최고(수축기) 125.5㎜Hg, 최저(이완기) 82.9㎜Hg로 정상 체중 남학생(115.6㎜Hgㆍ75.8㎜Hg)보다 높았다.

이 교수팀은 논문에서 “짠맛을 잘 감지하지 못하면 소금이 더 많이 첨가된 짠 음식을 선호하게 된다”며, “결국 혈압을 올리는 나트륨의 섭취량이 많아져 혈압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메드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