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비만학회 유순집 이사장이 7일 기자들에게 비만 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3명 이상이 비만이고, 특히 경제활동인구의 주축인 30~40대 남성 인구의 경우 10명 중 4명 이상이 비만일 정도로 유병률이 높지만 비만에 대한 경각심은 여전히 낮다.

특히 비만이 대사질환을 유발할 뿐 아니라 주요 사망원인이 되는 암과 유의한 관련성이 있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는 만큼 비만극복을 위한 사회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대한비만학회 유순집 이사장(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은 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8일부터 열리는 제46차 춘계학술대회는 ‘비만과 대사질환 그리고 암의 삼각관계(The Triangles of Obesity, Metabolic Consequences and Cancer)’를 주제로 열린다”며, 위와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이 학회 박철영 학술이사(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1000건 이상의 역학 연구를 검토한 결과 자궁체암, 위암(분문), 식도선암, 간암을 포함한 13개 암종에서 정상 체질량지수(BMI)를 가진 사람에 비해 비만환자의 상대적인 위험도가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해당 암종에서 초과 체지방(excess body fatness) 감소는 암 예방 효과로 이어진다는 것이 학계의 해석”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 지(NEJM)에 게재된 내용이다.

▲ 비만과 암, 대사질환의 삼각관계 인포그래픽

박 이사는 이번 춘계학술대회 기간에 국제암연구소의 수장 커트 스트라이프(Kurt Straif) 박사를 초청,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비만과 대사질환, 암 발생의 삼각관계를 논의하는 전문가 그룹 대상 기조 강연을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 동안 특정 암종에서 높은 BMI가 암 발병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들이 제기돼 왔는데 이번 연구 결과의 의의는 기존의 연구 결과에 더해 체지방을 줄이면 암 예방의 효과가 있다는 상당한 근거를 1000여 건이 넘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연구기관이 확인한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비만 치료가 사회적 비용이 막대한 대사질환과 암을 예방하기 위한 근본적인 접근방법이라는 것이어서, 비만 극복을 위한 전사회적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논란이 컸던 ‘고지방 저탄수화물식’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김대중 비만학회 정책이사(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는 “고지방 저탄수화물식을 장기간 지속하면 저밀도 콜레스테롤(LDL)의 증가로 각종 심혈관 질환 발병의 위험이 높아지고, 미량영양소 불균형과 섬유소 섭취 감소로 체내 염증반응이 증가한다”면서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기 때문에 신체 활동에 필수적인 복합당질이 우선적으로 부족해지고 포도당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아 집중력도 저하되는 등 복합적인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유일한 비만 예방법은 섭취 열량은 줄이고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며, 식단을 구성할 때 자신의 식사습관을 정확히 파악해 몸에 좋지 않은 단순당과 포화지방을 우선적으로 줄이고 영양소를 고르게 섭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리에 함께 한 이주호 학회 베리아트릭위원회 이사(이화여자대학 목동병원 외과)는 고도비만문제 해결을 위한 비만대사수술의 급여화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고도비만 및 초고도비만 환자의 비율은 지난 2002-2003년을 기준으로 각각 2.63%와 0.18%였으나 2012-2013년 각각 4.192%(1.59배)와 0.47%(2.64배)로 증가했다”면서, “현재 장기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고도비만의 유일한 치료 방법은 비만대사수술이라는 것이 국내외 학계의 일치된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고도비만은 생명과 직결된 중증질환으로 유일한 치료법인 비만대사수술의 정착이 시급하다”며, “수술의 급여화를 통해 비만대사수술이 정부와 학계의 제도권 내로 들어와서 준비되고 관리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학회는 오는 2018년 비만대사수술 급여화를 앞두고 비만대사수술 효과의 극대화와 안전성 확보, 수술의 질 향상을 위한 인증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유순집 이사장은 “우리나라의 비만은 중대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는 심각한 건강문제로, 수많은 극복 과제가 산적해있다”며 “우리나라 비만 문제 극복을 위해 전문가 집단으로서의 소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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