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인구가 증가하면서 만성콩팥병 유병률도 함께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반인의 만성콩팥병에 대한 질환인지도 및 검진율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신장학회(이사장 김용수)는 제 12회 ‘세계 콩팥의 날(3월 9일)’을 맞아 만성콩팥병 의 조기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만성콩팥병 환자 및 일반인 1,300명을 대상으로 한 질환인식 및 질병부담 서베이 결과 발표 및 특별 건강강좌를 진행했다.

학회가 진행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 일반인의 만성콩팥병에 대한 질환 인지도 및 검진율은 매우 낮았다. 일반인 10명 중 3명은 만성콩팥병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했으며, 100명 중 4명 만이 만성콩팥병 검진을 받아봤다고 응답했다.

만성콩팥병은 간단한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지만, 국민들의 질환 인지도가 낮고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질병이 상당히 진행된 후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0~2014년 질병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만성콩팥병 환자는 66.9% 급증해, 약 16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의 질병 부담 역시 상당한 수준으로, 2015년 기준 만성콩팥병의 진료비(단일상병 기준)는 1조 5,671억 원에 달해 전체 질환 중 고혈압에 이어 진료비가 높은 질병 2위를 기록했다.

특히 만성콩팥병의 경우 비만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최근 세계 신장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비만은 만성콩팥병의 발생 위험을 정상 체중 대비 36%나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 체질량 지수별 만성콩팥병 유병률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 결과, 비만도에 따라 만성콩팥병 환자를 구분하였을 때 정상 체중군(체질량지수  18.5~22.9)에서의 유병률은 6.7%, 비만군(체질량지수 25~)에서의 유병률은 8.5%를 보였다. 특히 체질량지수가 증가할수록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는데, 체질량지수가 35 이상인 초고도 비만 환자의 만성콩팥병 유병률은 25%를 상회했다.

또한 복부비만은 만성콩팥병 환자의 사망위험도를 높이는 주요 인자임이 확인됐다. 최근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허리둘레 남자 48인치, 여자 42.5인치 이상인 경우 사망위험도가 정상범위 환자 대비 약 109% 높아졌다.

대사성 합병증이 없는 건강한 비만의 경우도 만성콩팥병의 위험에서 안심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당, 혈압, 중성지방, 고밀도 콜레스테롤, 인슐린 저항성 지표가 모두 정상인 건강검진 수검자 약 6만 2천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건강한 비만 그룹에서는 정상체중 보다 1000명당 6.7명의 만성콩팥병 환자가 더 발생했고, 과체중 그룹에서는 1000명당 3.5명이 더 발생했다.

조상경 홍보이사(고대안암병원 신장내과)는 “비만은 흔히 동반되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에 의해 만성콩팥병의 발생 및 진행에 영향을 미치며 그 외에도 교감신경계 및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의 활성화, 인슐린 저항성, 염증 반응 등 다양한 기전으로 신장의 구조적 변화 및 기능의 감소를 유발한다”라며 “비만인 경우 정기적으로 만성콩팥병 검진을 받아야 하며, 비만한 만성콩팥병 환자의 경우 약물치료 외에 좋은 습관 유지를 통해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치료 환경 개선에 대한 환자들의 요구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은 ▲치료비용에 대한 환자부담 경감 대책 마련(54%) ▲최신 치료 기술의 적극적 도입 및 지원(49%) ▲만성콩팥병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국민 홍보 강화(27%) ▲혈액투석 의료기관의 질 향상(15%) 등의 정책활동을 보건당국에 바란다고 답변했다. 실제로 환자의 절반 이상이 만성콩팥병 치료비용이 가계에 부담이 된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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