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명수 교수
가을비에 이어 더욱 서늘하게 몰아치는 바람에 일교차는 더욱 커지고, 주변에 콧물 훌쩍이는 소리를 유발한다. 춥고 건조한 날씨에 발열, 두통을 동반한 콧물은 ‘급성비염’이다.
 
급성 비염(코감기)은 주로 바이러스에 의해 코 안을 덮고 있는 비점막에 발생한 염증성 질환이다. 바이러스가 주원인이며, 추운 날씨, 낮은 습도, 영양 부족, 과로, 스트레스, 비타민 결핍, 면역 기능 저하 등도 급성 비염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아데노이드염, 인두염, 편도선염, 부비동염(축농증)도 급성비염과 관련성이 크다.

대부분은 합병증 없이 1~2주가 지나면 증상이 호전된다. 간혹 코의 분비물이 목으로 흘러 인두염이, 코와 귀를 연결하는 이관을 통해서 바이러스나 세균이 전파되어 급성 중이염도 발생할 수 있다. 또 비염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부비동 배출구멍이 폐쇄되면 부비동염(축농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하게는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이 전파되어 기관지염이나 폐렴 등이 발생할 수 있다.

1주일 이상, 간지러움을 동반한 콧물은 ‘알레르기 비염’이다. 코감기와 혼동하기 쉽지만, 보통 코감기는 1~2주내에 증상이 나아지는 반면, 알레르기성 비염은 원인물질이 사라지지 않으면 수주에서 수개월 동안 증상이 계속되며, 감기처럼 발열과 전신의 근육통이 동반되지는 않는다.

또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는 환자는 눈이 충혈 되거나 눈과 코 주위가 가렵고, 후각 감퇴와 두통 등의 증상을 동반하여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가래가 많이 생기고 면역력이 약해져 감기에 쉽게 걸리며 집중력이 떨어지고 만성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늘 편도가 부어있고 후두염이 생기며 천식이나 축농증 등으로 병이 진행되기도 한다.

을지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명수 교수는 “특정한 환경 또는 계절에 증상이 나타나거나, 2주 이상 콧물이 흐르는 등 증상이 지속된다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보고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알레르기성 비염과 코감기를 본인이 잘못 판단해 다른 약을 장기 복용할 경우, 내성이 생겨 약물 중독성 비염으로 진행되거나 혈압 등 다른 합병증의 위험이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비염은 합병증이 없다면 항생제보다는 증상에 대한 적절한 진통해열제와 진정제를 복용한다. 또한 휴식과 수분 섭취, 적절한 습도(45%)와 온도 조절(18~20℃), 규칙적인 식사를 통한 충분한 영양 공급 등을 통해 회복할 수 있다.

코감기약 중 항히스타민제제는 콧물을 마르게 해 훌쩍거림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목과 기관지의 점막도 말라 입이 심하게 마르거나 콧물이 고여 축농증을 유발할 수 있고, 잠이 쏟아지는 등 부작용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최명수 교수는 “부작용 때문에 약 복용을 꺼리는 수험생이나 임산부의 경우 2차 세균감염으로 발열 등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전문의에게 처방받기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알레르기 비염 치료는 우선 원인항원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환경요법과 약물요법을 병행한다. 침구류를 자주 햇볕에 말려 일광소독을 하고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외출을 삼가고 마스크를 쓰고 외출하는 등의 생활 속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1차 치료에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 면역체계를 개선시키는 면역요법과 콧속살의 부피를 감소시키거나 휘어진 코중격을 펴주는 수술요법 등으로 치료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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