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성들의 BRCA 유전자(유전성 유방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유전자) 검사 건수가 최근 3년 사이 3배 이상 증가했으며, 예방적 수술에 대한 인식도 크게 늘어 BRCA 돌연변이 보인자가 예방적 수술로 반대편 유방절제술을 받은 건수는 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유방암학회(회장 정성후, 이사장 한세환)는 국내에서도 여성들의 BRCA 유전자 검사 수요를 늘어났으며 특히 '안젤리나 졸리'가 예방적 수술을 받은 후, 수술에 대한 인식 변화에 밀접한 영향을 끼쳤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유전성 유방암은 특정 변이 유전자로 인해 가족 내 세대를 거듭하여 질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전체 유방암의 5-10%를 차지하며, 원인이 되는 대표 유전자는 BRCA1, BRCA2이다. BRCA1, BRCA2 유전자 변이가 있는 여성은 유방암뿐만 아니라 난소암 발생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 국내 BRCA1 유전자 검사 건수 추이
학회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토대로 연간 BRCA1 검사 건수를 분석한 결과, BRCA1 검사 건수는 2012년 946건에서 2015년 2,837건으로 안젤리나 졸리가 예방적 수술을 받은 2013년 이후 약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BRCA2 검사 건수도 유사하게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유방암 및 난소암의 가족력이 많았던 안젤리나 졸리는 BRCA 유전자 검사를 통해 BRCA1 유전자에 변이가 있음을 확인하고 2013년 예방적 절제술을 받았다. 이는 유전성 유방암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을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국내 보고에 의하면 BRCA1 변이 여성의 경우 70세까지 유방암 발생 위험률은 72.1%, 난소암의 발생 위험률은 24.6%였으며, BRCA2 변이의 경우에는 각각 66.3%와 11.1%로 밝혀졌다.

2013년을 기점으로 국내 예방적 수술 건수는 증가세를 보였다. 전국 28개 대형병원에서 한쪽 유방암이 있는 BRCA 변이 보인자 717명을 조사한 결과, 예방적 수술로 반대편 유방절제술을 받은 건수는 2012년 대비 2015년 5배, 양측난소절제술을 받은 건수는 4.7배 증가했다.

예방적 수술을 시행한 기관수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편 유방절제술을 시행한 기관은 2012년과 2015년 각각 3개에서 8개 기관으로, 예방적 난소절제술은 7개에서 15개 기관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예방적 양측난소절제술은 변이 유전자와 보인자의 유방암 발생과 난소암 발생 위험을 낮추며, 사망률 감소에도 효과가 있다고 밝혀졌다. BRCA 유전자 보인자의 경우 일상생활 관리, 암 발생의 감시, 화학적 예방 등의 방법을 통해서 암 예방 및 조기진단에 만전을 기해야 하며, 보다 적극적인 예방을 위해서 예방적 수술을 선택할 수 있다.

한편 한국유방암학회 산하 40개 의료기관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인 유전성 유방암 연구(KOHBRA study)도 유전성 유방암에 대한 인식 변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아시아 최초로 한국인 BRCA 유전자 변이 예측 모델(KOHBRA BRCA Risk Calculator, KOHCal)을 개발, 유방암 진료 권고안에 유전성 유방암을 새롭게 추가하는 등의 연구 성과로 국내 유전성 유방암 치료에 보다 앞장서고 있다.

한국유방암학회 김성원 홍보이사(대림성모병원, 원장)는 "유전자 검사는 반드시 시행 전 유전상담을 통해 BRCA 변이 확률이 높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이뤄져야 하며, 특히 예방적 수술을 선택한 경우 수술로 생길 수 있는 득과 실에 대해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이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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