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로부터 양철우 성인경 교수

  지금까지 말기신부전 여성 환자의 경우 임신 성공률이 낮을 뿐만 아니라 임신을 하더라도 유산이나 임신중독증 등과 같은 합병증으로 출산이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었으나 최근 3년간 5명의 말기신부전 환자가 연이어 출산에 성공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양철우·장지연)와 소아청소년과(성인경), 산부인과(신종철) 교수팀은 2012~2014년까지 3년간 말기신부전을 앓던 중 임신한 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집중적인 투석관리와 다학제 협진으로 출산을 성공함으로서 저출산 시대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고위험 만성콩팥병 환자들에게 희망적인 임상 가이드라인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만성콩팥병 여성 환자들은 혈액투석으로 산모의 영양상태가 좋지 않고 요독 수치가 높아 임신 40주를 정상적으로 유지하기가 힘들고 출산을 하더라도 대부분 저체중아로 태어나기 때문에 출산 전후 산모나 신생아의 사망 위험도 높다.

유럽은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의 임신 성공률은 2.3%에 불과하고 특히 임신한 만성신부전증 환자 중 45%가 인공임신중절수술을 선택했으며 또 61%의 신생아가 양수막조기파열 등 산모 및 태아의 상태 때문에 제왕절개에 의해 조기 유산했으며 태아의 발육부진은 42~90%에 달했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국내도 말기신부전환자의 출산이 드물게 보고되고 있으나 이처럼 만성신부전 환자들이 비슷한 시기에 연이어 건강하게 출산한 사례는 처음이다.

환자들의 평균 출산 나이는 36.2세고, 평균 재태기간(임신 주수)는 32.7주, 4명은 투석치료를, 1명은 투석직전의 말기신부전환자였다. 2명은 출산 경험이 있었는데 이 중 1명은 신장이식 수술 후 첫째 아이를 출산했고 이후 만성신부전증으로 혈액 투석 중 40세에 둘째를 임신했다. 3명은 어렵게 임신에 성공하였으나 자연유산의 경험이 있었다.

산모들은 임신기간 동안 평균 주 5회 이상의 집중적인 투석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혈압이 떨어지는 등 산모가 위험해 질 수 있어 투석시간을 줄이는 대신 충분한 투석으로 뱃속 태아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횟수를 주 3회에서 5~6회로 늘렸다.

또 조혈호르몬 투여량을 늘려 빈혈을 없애고 혈약을 관리하고, 산모들의 몸무게를 정상체중으로 늘리는 등의 방법을 시도한 결과 출산 후 1명의 신생아는 합병증 없이 정상 퇴원했고 1명의 신생아는 산모가 만삭 분만을 , 그리고 3명의 신생아는 산모가 임신중독증으로 조산하여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신장내과 양철우 교수는 “임신을 원하는 말기신부전환자에게 아직까지 임신은 권고할 수는 없으나 이번 연구결과가 임신하더라도 철저한 투석관리로 산모의 건강상태를 유지하여 고위험 임신을 면밀하게 관리한다면 산모와 태아에게 치명적인 합병증 없이 성공적으로 출산할 수 있다는 기틀이 되었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과 성인경 교수는 “혈액투석 치료를 받고 있는 말기신부전 환자의 경우 임신중독증과 조산에 따른 신생아의 합병증이 높기 때문에 신장내과, 산과, 신생아 전문의간의 긴밀한 다학제 진료가 중요하며 특히 체계화되고 전문적인 신생아 중환자 관리시스템이 필수적이다”고 강조하였다.

이번 임상연구결과는 대한신장학회 공식학술지인 Kidney research and clinical practice 6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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