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신수종사업으로 밀고 있는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서의 성공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리지널 생물학적 제제를 대체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019년까지 24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관망되고 있다. 블록버스터급 제품의 특허만료와 함께 각국이 재정부담 완화를 위해 바이오시밀러의 선택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상당수의 전문가들이 바이오시밀러를 오리지널 제품과 다르게 보고 있다는 게 문제다. 바이오시밀러가 합성의약품의 제네릭과는 달리 오리지널 제제와 유사할 뿐 동등하다고 보기엔 어렵다는 얘기다.
 
실제로 의사들의 바이오시밀러 처방 부담감은 美 주별류마티스협회연합회(CSRO)의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났다.
 
지난해 약 315명의 류마티스 전문의를 대상으로 바이오시밀러 승인 기준에 대해 질문한 결과 82%의 응답자들은 교체처방을 허용하기 전에 미식품의약국(FDA)의 승인 기준이 엄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96%는 라벨에 이 제품이 바이오시밀러라는 점과 오리지널과의 다른 점을 명확히 해야 것에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비교를 할 때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게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인 화이자의 엔브렐(오리지네이터)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브렌시스(바이오시밀러, 국내 상업화 한국 MSD 담당)다. 
 
앞서 SB4(브렌시스)는 메토트렉세이트(MTX)에 불충분한 반응을 보인 중증도·중증의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서 에타너셉트(엔브렐)와의 효과 동등성을 비교하기 위해 임상 3상 연구를 진행, 항약제 항체(ADAs, antidrug antibodies)가 SB4 그룹에서 오리지네이터 대비 유의하게 낮게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임상에서의 항약제 항체에 대한 결과는 SB4에 대한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유럽의약품평가위원회(CHMP)의 유럽공공평가문서(EMA 웹사이트 2016년 1월 28일 게재)에서 발표된 결과와 일치하지 않았다.
 
CHMP는 SB4의 판매 승인 평가 시 ADA 분석법의 낮은 허용한계치(drug tolerance)가 잠재적인 편향으로 이끌 수 있기 때문에 이 연구의 면역원성 결과는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연구에서 ADA 분석법의 허용한계치는 평균 최저 혈중 농도(trough levels)와 비슷했으며 SB4의 최저 혈중 농도는 4주차와 8주차가 약간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4주차와 8주차에서 얻은 샘플들을 제외한 ADA 발생률을 재분석한 결과 24주차에 SB4군과 에타너셉트군 간에 전반적인 ADAs의 발생률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이유에서 CHMP는 SB4가 엔브렐보다 면역원성이 낮다고 말하기 성급하다고 결론지었다.
 
 
제조 공정의 문제도 또 다른 논란거리다.
 
생물학적 제제는 제조 공정이 곧 제품을 의미한다. 오리지널 제제의 제조 과정은 일관성을 보장하고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폐쇄된 시스템에서 엄격히 통제된 검증 조건 하에서 실행되며 GMP(우수의약품 제조관리) 기준에 따른다.
 
문제는 바이오시밀러 제조업체가 단백질 제품을 복제하기 위해 오리지널 제제의 제조 과정과 유사한 과정을 독립적으로 운영하고자 했으나 오리지널 제제의 자료들(세포 은행 등)이나 정보(표준화된 제조 과정)에 접근할 수 있지 않은 이상 완전히 동일한 방법으로 재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제조 과정에 있어서의 변형이 효능과 안전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단정 지을순 없지만 다른 프로세스를 사용해 생산된 단백질이 동일한 특성을 갖는다고 선험적으로 가정할 수도 없다.
 
최근에는 ‘적응증 외삽’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오리지널 대체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생물체에서 유래된 물질을 이용한 만큼 오리지널 생물학적 제제의 활성물질과 유사할 뿐 동일하지 않은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이는 ‘유사하다’는 뜻의 '시밀러'로 불리게 된 이유이기도 한데 결과적으로 오리지널과 완벽히 동일할 수 없단 게 오리지네이터 제조사 측의 설명이다.
 
즉, 한 두 가지 질환에서의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여러 질환의 적응증을 획득함으로써 오리지널 제품에 대한 비의학적 대체를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주장인 것이다. 이에 환자가 고품질의 제품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바이오시밀러 승인 요건을 강화해야 하며 시판 후 조사(PMS) 또한 철저하게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브렌시스의 성공 가능성을 담보해 줄 ‘저렴한 가격’마저도 엔브렐의 가격인하로 인해 환자들에게 선뜻 권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 됐다.
 
브렌시스 가격은 엔브렐보다 33.5% 낮게 책정됐다. 국내 약가제도에 따라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네이터의 70%까지 약가를 받을 수 있는데 삼성은 이보다 3.5% 수준을 더 낮춘 것이다. 
 
하지만 엔브렐의 가격도 올해 2월부터 30% 인하됨에 따라 이들 간 실질적인 가격 차이는 더 좁아졌다. 환자들이 오랜 기간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된 오리지널 제제인 엔브렐을 낮아진 가격으로 동일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단 의미다.
 
특히 환자들은 이러한 가격적 측면 외에 효과와 안전성에 더 집중하고 있었다.
 
실제로 크론병·양성 대장염협회 유럽연맹(ECCO)이 지난해 1,18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들은 바이오시밀러의 안전성(47%)과 효과(40.3%)에 대해 우려하고 있었다.
 
 
또 절반 이상(55.9%)의 응답자들은 바이오시밀러의 저렴한 가격이 안전성이나 효과보다 우선시 될 수 없다고 응답했으며 12.5%만이 외삽이 타당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20.9%의 응답자들은 환자들이 인식할 수 없다면 교체 처방에 대해 반대하고 있었으며 65.7%는 오리지널 제제 또는 바이오시밀러가 처방되기 전 모든 정보를 기록으로 제공 받기를 바라고 있었다.
 
이 같은 결과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바이오시밀러에 친숙하지 않다는 것으로 역설되는 것과 동시에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낮은 신뢰도를 향후 보완해야 할 숙제로 남겼다는 데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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